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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에서 만난 '육원(肉員)'



 

육원(肉員)은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피 안에 다진 돼지고기와 버섯 등을 넣어 튀기거나 삶아서 먹는 음식이다. 대만어로는 '로우위엔'으로 발음하는데, 이러한 이름은 동그란 모양('원'은 대만어로 '위엔', '엔'으로 말한다)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대만 현지인들은 아침, 점심, 저녁 구분 없이 즐겨 찾으며, 타이중에는 80년 동안 육원 하나로 장사를 해온 육원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육원을 먹는 방법은 육원 하나만 주문해서 먹어도 된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고기로 육수를 낸 맑은국을 함께 주문해 먹는데, 육원에 들어가는 짜고 단 소스의 맛을 맑은국이 잡아준다. 

위에는 타이중의 80년 된 육원 전문점을 언급했지만 사실, 육원은 타이중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도시, '장화시(彰化市)'의 육원이 더 유명하다. 하지만 나는 나의 여행일정 상 장화시까지 가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타이중에 위치한 육원 전문점을 방문하게 됐다



80년 동안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아 온 

타이중육원(台中肉員)


주소: 402台中市南區復興路三段529號

평균가격: 30TWD

추천음식: 台中肉員, 冬粉湯

기타: 대만어 혹은 중국어로만 소통이 가능함



내가 타이중에서 방문한 육원 전문점, 타이중육원(台中肉員)은 궁원안과에서 타이중문화창의산업단지로 가는 길에 있다. 입구 주변에 사람이 많기 때문에 찾기 쉽다.

가게 앞에는 계산을 담당하는 사람과 손님을 자리로 안내하는 사람이 서 있다. 그리고 가게 한쪽에는 육원을 만드는 사람과 국수와 같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식당 안에는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식당과 간판은 80년이라는 세월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 가게를 보자 문뜩 유시민 작가가 한 예능에서 말한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장사한 집이라는 증거 2개'가 떠올랐다. 첫 번째. 오래된 간판이 깨끗하게 관리돼 있을 것, 두 번째. 식당 앞에 현지 번호판 붙은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을 것. 황교익도 고개를 끄덕인 한국 맛집 요소가 대만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아 신기했다. 



하지만 식문화는 우리와 확실히 다르다. 대표적으로 우리는 한 테이블당 한 팀이 앉다면, 이곳은 한 테이블에 여러 팀이 같이 앉는다. 그래서 처음 본 사람과 마주 앉아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중국, 대만, 홍콩을 여행해본 여행자들은 현지 식당에서 한 번쯤 겪었을 경험이지만, 그렇지 않은 여행자는 이런 문화를 어색해할 수도 있다.



메뉴는 肉圓, 魚丸湯, 冬粉湯 로 딱 3개만 있다. 肉圓은 '육원'이다. 쫀득한 피 안에 다진고기가 뭉텅이로 들어가 있다. 魚丸湯은 완탕으로, 생선 완자가 맑은국에 3개 정도 들어가 있다.  冬粉湯는 고기와 투명하고 얇은 면이 맑은국에 들어 있다. 


肉圓, 육원

冬粉湯(돼지고기 국수)

처음에는 멋모르고 육원 하나만 주문했다가 내 앞에 앉은 현지인이 冬粉湯을 주문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주문했다. 이후에도 앞에 앉은 현지인을 곁눈질로 따라서 먹었는데, 먹는 방법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대만 현지인의 육원을 즐기는 방법>

1. 테이블 위에 있는 철통 안의 하얀 소스와 그 옆에 통에 있는 파를 육원에 넣는다.

(하얀 소스는 보기와 다르게 맵다. 처음에는 조금만 넣어보고 이후 양을 조절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2. 소스와 육원을 비빈 후, 육원을 먹는다. 

3. 육원을 먹는 중간에 육원과 같이 주문했던 冬粉湯의 육수를 먹는다. 

4. 육원을 다 먹으면 冬粉湯 국수를 먹는다. 이때, 국수만 먹는 것이 아니라, 육원의 소스에 투명한 면을 찍어 먹는다.



육원과 국수를 따로 먹으면 육원은 너무 자극적이고, 국수는 누린내가 난다. 하지만 두 음식을 같이 먹으면 육수가 입안에 남아 있는 소스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기 때문에 끊기지 않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또 재료에 고기가 많아서 적어보이는 양에 비해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현지인들은 아침에 아침밥 대용으로도 먹는다고 하니, 대만 여행 중 하루는 육원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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